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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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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인생
작성자 신호균 작성일 2006-09-30 21:22:07
왕따란 용어는 '이지메'라는 일본어가 소개되면서부터 사용되었다. 1997년 6월 한 여중학생이 집단따돌림을 견디지 못하여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 말이 처음 한국 언론에 등장했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은어인 '왕따'란 단어는 '왕따돌림'의 준말이다. 1998년 9월 왕따와 관련된 기사가 신문에 실리는 것을 계기로 왕따란 말이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왕따는 두 명 이상이 특정인을 집단 속에서 소외시켜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제약하거나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음해하는 언어적, 신체적 행위를 말한다. 초중고생 네 명중 한 명이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될 정도로 주로 학생층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직장 같은 성인집단에서도 발생한다.

나에게도 왕따로 혹은 따돌림으로 기억되는 몇 번의 일들이 있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편애였다. 나는 4남2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때 할아버지께서 외출하시고 돌아오시면 먹을 것과 좋은 것을 사가지고 오신다. 그리고 사랑채에서 형들과 동생을 불러 주곤 하셨다. 그러나 나는 늘 제외되었다. 그 이유는 남자답지 못하고 씩씩하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러한 일들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어린 마음에 깊은 상처가 되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치매를 앓았던 할아버지를 끝까지 간호한 유일한 손자가 되었다.

중학교 시절 학급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였다. 공부도 잘하지 못하고 어울리지도 못하는 농촌 아이라고 놀렸다. 이러한 놀림을 받을 때마다 학교가기가 정말 싫었으며 죽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 던 어느 해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교회의 중고등부 수련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 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느꼈던 나의 존재가치가 하나님이 손수 만드신 작품인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은 나의 영혼의 안식처가 되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은따를 당하였다. 동료들과 더불어 회식자리에 가면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기에 내가 참석하는 회식자리는 뭔가 분위기가 서먹서먹하고 2-3차 가는데 늘 방해거리가 되었다. 수년 이 지나자 회식자리의 갈등은 없어졌으나 은근히 따돌림을 받는 느낌을 받곤 하였다. 회식에서 자주 빠지게 되고 술과 담배에 대한 자유롭게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동료는 나를 지나친 이방인 신앙인으로 몰아 세웠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부지불식간에 많은 것을 깨닫게 하시고 하나님을 향하게 하셨으며, 그리스도인의 아이덴티티를 심어 준 계기가 되었다.

젊은이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이면 누구나 행복의 그림자와 불행의 그림자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불행의 그림자가 치유되지 못한 경우에는 고질적인 응어리로 남아 있어 증오와 분노의 삶을 살아가지만, 반면에 치유될 경우에는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밑거름이 되어 되돌아오기도 한다. 나의 삶에서도 이러한 불행의 그림자는 항상 있어 왔으나 그때 그때마다 하나님의 세밀한 치유하심을 잊을 수 없다.    

창세기 37장에서 요셉은 형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에굽으로 팔려가게 되었다. 물론 요셉도 형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였으나,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작용했음을 성경은 말하고 있다.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4백년간 이방 땅에서 종살이 할 것을 아브라함에게 미리 알려주셨으며, 이를 성취하기 위한 첫 단계로 요셉을  보내신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물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으신 예수님의 위대한 왕따의 삶이 고뇌하는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위로와 소망을 주신 것은 그 분의 십자가 사랑의 힘이라 생각된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정녕히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게 하리니"(창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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