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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이중적 종말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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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임은애 | 작성일 | 2019-08-02 16:19:26 |
성경의 가르침들 가운데 여전히 낯설고, 또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종말론’이다. 그러나 종말론은 실제로 기독교 윤리의 성경적 토대다. 신약성경 저자들은 현시대를 사는 자신들에게 ‘마지막 때’, 즉 ‘종말’이 이미 임했다는 인식을 분명히 공유했고 그 실재 속에서 살았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성경에 기록된 일들이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기록되었느니라”(고전10:11)라고 말한다. 성도들이 지금 여기에서 완성된 미래를 동시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두 시간을 동시에 살아가는 삶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내게 하나의 교리로만 들리던 성경의 이중적 종말론이 현실의 이야기로 다가온 계기가 있었다. ‘문익환 평전’을 읽을 때였다. 민주화 운동으로 형무소를 제집 드나들 듯 하던 문익환 목사는 어느 날 일기장에 이렇게 기록했다고 한다. “민주주의는 이미 왔다...” 어디에 민주주의가 임했단 말인가? 여전히 한국사회를 다스린 것은 군사 정권의 폭력과 억압이었다. 그러면 어디에 민주주의가 임했단 말인가? 그날 민주주의는 문익한 목사 한 사람 위에만 임했다. 모두 군사정권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는 혼자만 민주주의를 살아간 것이다. 혼자서만 민주주의를 누리고 그 원리를 따라 다른 사람을 대한 것이다. 독재 정권 시절 한 가운데에 민주주의는 그렇게 이미 임했다. 이 이야기는 ‘이 세상 한 가운데로 앞당겨 들어온 미래의 하나님 나라’, ‘이미 여기에 와 있으면서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1)의 탁월한 비유다. 다른 이들과 같이 군사 정권의 폭력과 억압의 원리에 굴복하여 살 것인가, 아니면 지금 여기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누리고 그 원리를 앞당겨 살 것인가? 성경이 가르치는 ‘종말적 삶’이 주는 도전도 이와 유사하다. 성경이 말하는 ‘종말적 삶’이란,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사는 삶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의 마지막 날에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생명과 가치, 원리를 지금 여기에서 앞당겨 살아가는 삶’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종말론이야말로 기독교 윤리의 성경적 토대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싸움은 근본적으로 이 세대에서 다음 세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 이 글(‘성경의 이중적 종말론’)은 정성국의 저서 ‘묵상과 해석: 예수 이야기에 뿌리 내리기’에서 발췌하였음. 1) 저자는 이 책에서 ‘이미 임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예수님은 ‘지금 여기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다’는 선언으로 자신의 사역을 시작하셨다(막1:15). 역사의 성취와 완성이 실현되는 ‘마지막 날’이 그리스도 때문에 역사 한가운데로 진입해 들어온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종말의 하나님 나라를 이끌고 우리에게로 오셨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이 미래의 하나님 나라를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독특한 현실을 만들어낸다. 물론 그 나라는 완성된 나라가 아니다. 구원과 삶에서 그리스도를 더 닮아가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완전히 연합하게 될 그날을 소망한다. 그때까지는 이 세대와 다음 세대를 동시에 사는 긴장, 이미 임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에서 사는 긴장을 벗을 수 없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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