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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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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조물과의 화해
작성자 신호균 작성일 2006-05-20 23:47:41
나는 어릴 때 농촌에서 자라면서 많은 추억들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다. 따뜻한 봄날이 되면 동네 친구들과 들판이나 동네 뒷산으로 놀러가곤 하였다. 어느 날 작은 숲 근처의 보리밭에서 새 둥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신기한 나머지 새 둥지를 가져와서 동네 친구들과 알을 꺼내어 놀았던 기억이 난다.

5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아파트 뒷 베란다에 세탁물을 말리는 드라이 기계의 연통 속에서 새가 둥지를 틀고 대여섯 개의 알을 낳았다. 드라이 기계를 사용해야 하기에 연통 속에 있던 둥지를, 예쁘게 잘라 만든 플라스틱 통에 옮겨 아파트 옆 나무 위에 매달아 놓았다. 며칠 동안 아침마다 어미 새는 둥지 근처에서 알을 지키기 위해 계속 울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얼마쯤 지나도 알이 부화되지 않은 것 같아 확인해 본 결과 알이 모두 썩어 있었다. 장소를 옮긴 탓에 어미 새가 알을 품지 못했는지는 모르지만 어미 새에게 미안하였던 마음을 가진 적이 있었다.  

지난 달 아파트에서 5년 전과 똑 같은 일이 일어났다. 드라이 기계 연통 속에서 새가 알을 낳았다. 이번에는 알을 부화할 때까지 연통을 사용하지 않고 새 둥지를 그대로 두었다. 알이 부화되고 난 후 어미 새는 아기 새에게 먹이를 날라 주느라  매일 아침 분주하였다. 어미가 날라주는 먹이를 얻어먹으려고 재잘대는 아기 새들의 합창에 우리 가족은 참으로 행복하였다. 어느덧 어미 새는 아기 새들과 함께 둥지를 떠났다. 그들이 떠난 둥지를 꺼내 보니 수많은 깃털로 쌓인 둥지와 둥지를 애워싼 이끼들이 한 움큼 나왔다. 어미 새가 알을 품으려고 한 노력과 헌신이 참으로 기이하였다. 오래 기억하고 싶어 그들의 저택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두었다.   
             
안식년을 맞이하여 미국에 머물 때 중부의 한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한 일간지에서 어느 집 대문(담장이 없는 현관문)에서 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 하루는 그 집 근처를 자동차로 지나가다가 그 집 대문을 확인해 본 결과 주인이 둥지를 튼 현관문을 폐쇄하고 새로 옆에 벽을 쳐서 다시 대문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참새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는 가족의 아름다운 배려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사도바울은 2천 년 전 이미 모든 피조물(인간을 제외한)이 탄식하며 고통스러워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 탄식은 40여 년 전 농촌어린이로서 무지했던 나의 행위를 참으로 부끄럽게 하였다. 5년 전 율법적인 나의 선행이 생명을 구하는 선행이 아니었음을 고백하게 하였다. 이 두 고백은 어제 아파트를 떠난 새가족들로부터 창조질서의 회복을 바라보게 하였다. 모든 피조물은 인간의 욕심과 정욕으로 말미암아 창조의 형상이 파괴될 때 탄식하게 된다고 하였다. 우리는 하나님과 이웃은 물론 자연에 대한 죄를 겸허하게 고백하여야할 창조와의 화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를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피조물을 못살게 굴어야 살 수 있기에 피조물의 탄식 소리를 들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지구의 종말이 가까이 오면서 피조물의 탄식소리가 워낙 커지니까 세상 사람들의 귓가에도 들리기 시작했다. 피조물은 자기와 화해할 신실한 하나님의 아들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연의 고통은 하나님의 고통이며, 피조물의 탄식은 하나님의 탄식이므로 하나님의 탄식소리를 들으면서 지구촌의 정원사가 아닌 약탈자로 살아온 과거를 회개한다. 이것이 피조물과의 화해인 동시에 창조질서의 회복인 구원의 완성을 위한 첫 걸음이기에...
  
“피조물의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의 나타나는 것이니...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하는 것을 우리가 아나니(롬 8: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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