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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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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짜리 목숨
작성자 신호균 작성일 2008-01-29 09:09:48
                                                          
1990년 7월 5일 토요일 오후 4시경 집에 전화 벨이 울렸다. 지금 즉시 대구 D병원 응급실로 오라는 전화였다. 아내와 함께 나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방금 도착한 구급차에서 들 것에 실려 두 사람을 응급실로 옮기고 있었다. 남자는 많이 다친 것 같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옮겨지고 있었으며, 여자는 외상이 전혀 없어 보였으나 의식이 없는 것 같았다. 우리 부부는 간단한 사고가 아님을 직감하였다.  

이들은 처남 부부로 신혼부부였다. 처남은 팔이 부러지고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으며, 저녁 8시부터 머리 부분에 약 60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새벽까지 하였다. 그의 아내는 의식이 회복되지 않아 염려가 되었다. 당시 임신 4개월의 임산부였으니 상황은 더욱 어려웠다. 이 임산부는 며칠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척추가 골절되어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남편은 진주에 있는 K대학의 의대교수로 주말을 맞이하여 부부가 함께 대구에 있는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당시 아내는 대구 D병원 산부인과 의사였다. 88고속도로를 따라 대구로 올라오는 길에 상대방 차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일어난 사고였다. 울산에서 개인영업용 택시 신차를 출고하여 광주로 내려가던 택시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으로 이 부부가 탄차와 충돌하면서 낸 사고였다.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한 기업체 중역이 옆 도랑에 빠져 정신을 잃고 있던 신혼부부를 자신의 차에 태워 중소도시의 인근 병원에서 긴급가료를 한 후 대구로 급히 후송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새 차는 형체가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셔져 폐차되었는데,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였다.    

‘하나님 아버지 왜 이런 일이 저들에게 일어났습니까?’ 하고 하나님께 항의성 기도를 드렸다. 처남부부는 참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순수한 믿음을 가진 부부였음을 늘 보고 있기에 이러한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며칠을 보내면서 이 사건을 통한 하나님의 숨은 뜻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3일째 되던 날 머리에 붕대를 감고 얼굴과 다리에 상처투성인 40대로 보이는 중년이 병실로 찾아왔다. 그는 교통사고 가해자로서 만나자 마자 ‘살려 주세요’ 라고 하였다. 그리고 또 ‘뭐든지 원하는데로 다 들어 드릴테니 살려주세요’ 였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지 합의였다. 합의하지 못하면 십수년간 기다렸던 개인택시 영업용 면허증을 취소당하기 때문에 합의만 해 주신다면 평생소원이던 개인택시 면허증으로 돈을 벌어서라도 은혜를 갚겠다고 하였고, 그래서 살려달라는 뜻이었다.      

잠시 동안 장모님과 상의 후 그 운전자를 만나 다짜고짜로 ‘무엇이든지 우리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있느냐’ 라고 하니까 그 운전자가 대답하기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라는 대답이었다. ‘당신의 목숨을 담보할 수 있느냐?라고 하니까 멈칫하다가 ’목숨을 바칠 정도까지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당신 목숨을 달라, 지금부터 당신의 생명은 당신 것이 아니고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의 것이며, 예수를 믿음으로 하나님께 생명을 바치라‘라고 하였다. 그는 의아해 하면서 분명하게 예수를 믿겠다고 답하였고, 그 약속만으로 교통사고에 합의하였다. 당시 장인어른은 우리들의 합의결정이 미친 짓이라고 하였으나 환자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여 합의보다 환자에 대한 관심으로 더 이상 말씀이 없었다. 그리고 그 운전기사는 떠났다.    

그 당시 환자들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하루에 치료비가 50만원 들었으며 그의 아내는 의식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로, 임신 4개월의 산모였다. 그 때부터 우리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에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참으로 믿음이 필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주일 만에 산모의 의식이 회복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 산모의 대구 D병원 동료 산부인과 의사들은 배속의 애기가 충격으로 정상아로 태어나기 어려우니 아기를 포기하자고 하였다. 그들 부부는 곧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씨앗을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며 만약 정상아로 태어나지 못한다고 할찌라도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의 열매로 감사할 것이라는 고백을 하면서 자신은 앞으로 산부인과 의사로 절대로 태아를 인간적인 의도로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까지 했다.      

한 달 만에 남편은 사고의 부위가 서서히 치료되었으며, 산모는 배가 불러 올수록 더욱 힘들어 졌으나 몸에 알미늄 프레임을 하여 퇴원하게 되었다. 치료비는 사고 3일 만에 가해자와 합의한 한달 치료비 1500만원을 지불하고 한달 만에 퇴원하였다. 하나님의 정확하신 계획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그 이후 6개월 만에 태어난 아기는 1년 정도 성장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금은 키 180cm, 몸무게 80kg가까운 건장한 청년으로 케냐의 선교학교에서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우리는 이 사고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하나님의 구원계획에 따른 인간의 신앙고백과 그리고 신앙고백에 따른 하나님의 응답과정의 드라마였다.     

그 부부는 사고 후 10년이 지나면서 남은 인생을 주님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재직하던 의대 교수직을 사임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의술을 가장 필요로 하는 Y국에서 7년째 의료선교사로 섬기고 있다. 그 부부는 동역하던 의대교수의 소개로 지금은 우리 교회 협력선교사가 된 ㅂㅈㅎ(ㄱㅅㅎ)선교사다. 그들이 의료선교사로 떠나면서 드린 가족예배에서 하는 말이 아직도 귓가에 들리곤 한다. 우리들의 선교사역은 자녀들이 자라 우리가 선교사로 걸어간 길을 똑같이 걸어갈 수만 있다면 이 보다 더 큰 성공이 어디 있겠느냐고... 사고 당시 브로커들이 찾아와서 합의금으로 최소한 2억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던 생각이 나서 천하보다 귀한 한 목숨을 2억원이 아닌 1500만원으로 얻었으니 이보다 더 수지맞는 장사가 이 땅에 또 있을까? 하나님의 역사는 지금도 당신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마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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