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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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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의 편대 비행
작성자 한용운 작성일 2006-07-08 14:49:56
성경에는 하늘을 나는 새들을 들어서 훈계하신다. 노아 시절의 비둘기(창8:8), 엘리야에게 식량을 공급했던 까마귀(왕상17:4), 다윗에게 힘과 위로의 상징이었던 독수리(사40:31, 시103:5), 그리고 요즘 예배에서 자주 말씀하시는 참새(눅12:6,7) 등이다. 또한, 성령은 비둘기 같이(마3:16) 임하셨다고 기록한다. 이밖에도 메추라기, 부엉이, 솔개, 학, 제비, 두루미를 등장시켰고 또, 통칭하여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고 권하신다.

철따라 먼 거리를 비행하는 철새들의 비행방법을 관찰해보면 경이롭다. 신학자와 인문사회 학자들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지성적 방법을 통하여 논리적으로 가시화(可視化)하지만 순수과학자 또는 공학자들은 자연의 무궁무진한 재료를 통하여 하나님의 성품과 계획을 발견한다. 기러기는 무리를 지어 비행할 때, 한 마리가 선두에서 비행하면 역 V자 형태의 편대 비행을 하면서 장거리 비행을 한다. 선두가 지치면 곧 다음 기러기가 앞서고 또다시 V자 형태의 대열을 이루게 된다. 오랜 동안 비행역학을 공부해온 필자는 저녁놀이 비칠 때에 너무나 커진 주황색 태양과 붉은 구름 때를 배경으로 남쪽으로 향하는 선두 기러기에 이어지는 편대 비행을 볼 때, 말 못할 격정에 사로잡히어 눈물이 나곤 한다.

날갯짓을 하지 못하는 인간이 만든 비행기는 양쪽의 날개 끝에서 위로 감아지는 날개 끝 와류(渦流; 소용돌이)가 대칭적으로 발생하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긴 꼬리를 물고 한 동안 공중에 머물게 된다. 실제로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는 먼저 지나간 비행기의 궤적에 이러한 소용돌이 와류가 상당기간 머물게 되어 후속 비행기가 연이어 비행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와류가 소멸되면 다음 비행기가 지나도록 비행기 사이의 분리 거리가 국제 규격화 되어있다. 기러기가 일직선으로 꼬리를 물고 비행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원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울에서는 일 년에 한 차례씩 에어쇼가 열린다. 특히, 초음속 비행기(전투기)가 공중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여도 아래로 추락하지 않고 공중에 떠있는 묘기를 보인다. 이때 초음속 비행기의 날개 윗면에 와류가 상당한 기간 동안 유지되면 순간적으로 비행기가 떠있을 수 있다는 원리를 보여준다. 기러기가 V자 대형으로 비행하는 원리는 바로 선두기러기에 의해서 만들어진 와류의 궤적을 후속 기러기들이 마치 물결을 타듯이 V대형을 이루며 최소의 에너지로 비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세밀하고 균형 잡힌 하나님의 창조의 원리와 먼 거리를 나는 기러기들에 대한 하나님의 친절하신 사랑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기러기 아빠의 눈물겨운 삶의 현장을 뉴스를 통하여 접한 우리들 중의 일부는 혹시 냉소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편, 그들의 자녀들이 우리의 자녀요 기러기 아빠들이 바로 나의 삶의 일부를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선두 기러기가 지쳐있을 때 누군가는 다시 선두로 나서야 되는 그들을 포함한 공동체의 삶인 것이다.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이다. 미국의 유명 사립대의 학과 중에서 국제학(International Study)과는 모든 학생들을 각 나라에 직접 보내어 현장교육을 시키는 미래의 학문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이다. 어쩌면 우리나라가 그들보다 더 일찍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장점이 있다. 기러기 가족들이 자녀들을 어렵게 공부시켜서 얻어진 삶의 지식들은 결국은 우리 후대들에게 다시 수입이 되어 경쟁력 있는 삶의 원리로 재생산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기러기의 편대 비행 모습은 공동체 삶의 기본 원리를 보여주고 계신 것이다. 준비된 리더가 앞서서 달리지만 그는 곧 지치게 되어 있으며 다음 준비된 리더가 순차적으로 나서야 그 대장정을 마무리 한다. 특별히, 맨 마지막에서 비행하는 기러기는 매우 힘들어 자주 낙오될 가능성이 있게 되는데 가장 후미의 기러기가 지칠 때에도 그들을 중간 대열에 합류하도록 새로운 V자 대형을 이루는 관심과 배려의 공동체인 것이다. 그들의 편대비행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리더로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지친 리더는 미련 없이 곧 다음 사람에게 리더를 요청해야 하며 수시로 낙오된 자를 위한 배려의 대형을 순발력 있게 유지해야함을 알 수 있다. 현대 사회가 리더가 없음은 당연한 측면도 있다. 이미 우리의 삶은 한두 명의 걸출한 리더의 희생으로서 이룰 수 있는 스케일을 넘은 것이다. 어쩌면 성경에서는 한 두 명의 리더들에 의한 공동체 보다는 모두가 섬기는 리더로서 이루는 공동체를 원하시는 면이 강조되는 관점이 있다. 선지자 다니엘과 동역한 세 명의 친구들은 이 기러기의 편대비행 원리를 활용했다고 본다. 다니엘이 지치고 힘들었을 때, 그 세 친구들은 번갈아 짐을 나누어 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사역이 하나님께 힘있게 사용되었다. 특별히,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는 이 때를 대비하여 아주 오랫동안 섬김의 훈련을 배워온 잘 익은 준비된 리더들로서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세심하게 돌아보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사 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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