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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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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양극화 누구의 책임인가
작성자 신호균 작성일 2006-04-02 00:00:12
지난 3월 본 교회에서 지원하고 있는 교회를 국내전도위원회 실행위원들이 방문한 적이 있다. 우선, 시내에 있는 미자립 교회들을 방문하게 되었다. 동구의 한 교회는 15년 전에 창립한 교회로 한 때 30명에 가까운 성도들이 출석하였으나, 교회건립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 떠나고 현재는 6명의 성도와 3명의 학생이 전부라고 한다. 그나마 6명은 친족과 처족으로 평균연령이 70대이며 학생 3명은 목사님의 자녀들이다. 40대 후반의 목사님이 무기력증으로 교회를 일으킬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그래도 사모님은 전도를 위한 노방전도를 쉬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긴 했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이 더욱 무거웠다. 시내 지원교회들의 열악한 현실, 우리는 그들의 어떠한 이웃인가? 목회자의 무기력증이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교회의 양극화, 과연 그들만의 책임일까?  

최근,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용어가 양극화이다. 양극화란 중간집단이 줄어들고 상위집단과 하위집단이 늘어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하위계층은 아무리 일해서 돈을 벌어도 점점 더 먹고살기 힘들어지는 반면 상위계층은 점점 더 좋아지는 양 계층사이의 차이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로 패러다임이 급속히 진전되는 과정에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춘 근로자들은 혜택을 누리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근로자들은 하위계층으로 전락하게 되면서 양극화가 심해진다. 20대 80의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는데, 부를 축적한 상위 20%의 계층이 80%의 나머지 계층을 지배하게 되고 상위 20%는 계속해서 부를 축적하고 80%의 하류 계층은 점점 더 가난해진다는 이론이다. 미국 공화당 선거전략가였던 케빈 필립스가 쓴 『미국의 신권정치(American Theocracy)』(2006)라는 책에서 "미국 쇠퇴의 다섯 가지 징후들"중에서 양극화 문제를 첫 번째 징후로 들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양극화, 교육양극화, 세대간의 격차, 노사 갈등 등의 사회 양극화로 고착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양극화 현상은 1960년대 재산보유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약 30배의 재산을 가졌으나, 2005년에는 무려 74배가 됐다고 한다. 고소득자 20%가 대한민국 전체 소득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0% 부동산 부자들이 대한민국 땅덩어리의 90%이상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상위 10%의 부자가구들의 소득은 하위 10%의 18배에 이르며, 상위 10% 부자 가구들의 교육비 지출은 하위 10%의 7배라고 한다. 소득계층 상위 20%가구의 평균소득은 하위 20%의 5.4배(2005년 기준)로 미국의 15배, 중국의 7배보다는 낮다. 지구촌 60억 인구의 소득을 조사해 본 결과 고소득층 상위 20%가 전체 재산의 75%를 소유하고 있으며 최하위 20%는 겨우 2%만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부동산과 소득재분배 정책과 같은 갖가지 양극화 해소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나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정부가 돈으로만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 강자와 약자, 건강한 자와 병든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들이 상생하는 사회에 희망을 제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교회의 역할이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한국교회는 빈부의 양극화가 커지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저소득 근로계층이 지식사회의 일원으로써 보다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도와줄 필요가 있다. 빈부차이가 커지면 사회가 불안해질 뿐 아니라 교회의 안정성도 보장할 수 없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사회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 한국교회의 현실은 교회를 위협하는 많은 도전으로부터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한국교회의 구조적 양극화 문제는 일부 교회가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듯이 예언자적인 눈으로 한국교회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할 책임이 교회에 있다. 교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먼저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기보다는 교회의 대형화와 권력화의 모습을 버리는 구조적 변화로부터 출발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교회가 가진 다양한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 나눔운동을 실천해야할 것이다. 교회가 천국과 닮은 세상을 이 땅에 만들려는 운동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천국에 뻔뻔스럽게 들어갈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교회양극화 해소는 교회내부의 개혁으로부터 시작하는 감동적인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교회가 좀 희생해서 남을 돕겠다고 하면 훨씬 큰 일을 할 수 있다. 경제적 양극화뿐만 아니라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심리적 양극화를 줄이는 것은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예수님은 구체적인 현장의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웃을 위해 사셨듯이 교회 또한 교회 내외에 존재하는  짊어져야 할 십자가를 찾아 주님 가신 길을 따라가야 하며, 이웃과 함께 희생하고 아픔을 나누며 하나 되기 위해 기도해야할 것이다. 도시교회는 농촌교회를, 대형교회는 작은 교회를, 자립교회는 미자립교회에 진정한 이웃으로 다가 가야할 책임이 있다. 양극화 문제를 신앙으로 극복해 나가고 교회 안에 성경적 경제 질서가 자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성경에는 양극화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말기에 달란트 비유와 므나 비유를 통해 종말을 가르치면서 있는 자는 더 많아져서 풍성하게 되겠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고 영성의 양극화 현상을 소개하였다. 오늘날 사회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됨을 볼 때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21세기 영성의 시대를 맞이하여 영성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풍성한 영성을 준비키 위해 날마다 노력해야할 것이다. 요한기자는 성도들의 신령한 교제를 염원하는 대제사장이신 주님의 중보기도와 같이 주님을 가슴에 심는 것만이 영성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길임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양극화 시대의 교회의 사명이며 우리의 책임이다. 양극화 해소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대화할 때 비로소 시작되며,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가 될 때 역사가 이루어진다.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차이를 불문하고 하나된 공동체라는 신앙고백을 지니고 있기에 구원의 역사가 함께 일어난다. 국내전도위원회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미자립교회의 진정한 이웃인 아버지 안에 하나가 되고자 작은 일을 시작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한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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